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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ious

2023.02.06 - 19

Alexroom

'마녀사냥’이란, 유럽에서 중세 중기부터 근대 초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이 마녀로 몰려 추궁당하고, 재판받고, 처형된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이때 피해자들의 대다수는 남성이 아닌 여성, 상류층이 아닌 하층민, 즉 사회적 약자였다. 그리고 이는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개념이다. 집단의 동일화되고 규격화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자를 색출해 공동체에서 배제하는 것이 마녀사냥의 작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마녀사냥'을 주제로, 마녀를 가려내는 네 가지 심문 수단인 "눈물・바늘・불・물"을 각각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해 구성했다. 마녀는 사악하여 눈물이 없고 피를 흘리지 않으며, 불에 닿아도 타지 않고, 물에 빠져도 익사하지 않으리라고 여겨졌다. 따라서 혐의를 받는 사람은 재판 과정 중 이를 증명하기 위한 각종 잔인하고 치욕적인 고문에 처해졌다.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시험에 통과하게 되더라도 악마의 도움이라고 보았고, 그렇지 않다면 필히 죽을 수밖에 없었다. 즉, 마녀든 아니든 죽어서만 끝날 수 있었다. 결국 그렇게 마녀로 지목된 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동체에서 배제되었다. 이미 그 자체로 모순인 말이지만, 타오르지 않는다면 죽어 사라질 테니까.

 

어느 사회든 존재 자체로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있다. 여성, 장애인, 성 소수자, 이주노동자, 동물 등. 하지만 차별에는 반드시 기준이 필요하고, 그 기준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우리"는 손바닥 뒤집듯 "너희"가 된다. 누구나 마녀가 될 수 있다. 종교의 사적 재판이었던 마녀사냥은 이제 사이버 상으로 필드를 옮겨 더 산발적이고 활발하며 집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네 점의 연작을 통해 "우리"라는 집단과 그 기준에 대해 질문한다. 누가 마녀인가. 우리? 아니면, 너희?




The Eye, 2023
 




SAVE US, 2023
 




Dance in the Fire, 2023
 




Just a Bath, Just a Puddl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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